2024년 개봉한 영화 <범죄도시4>는 마석도 형사가 다시 한 번 강력범죄 조직과 맞서 싸우는 범죄 액션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입니다. 전작의 긴장감과 액션을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악역과 이야기 구조로 한층 진화된 재미를 선사합니다.
영화<범죄도시4> 줄거리와 구조 – 마석도의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2024년 4월 개봉한 <범죄도시4>는 시리즈의 상징과도 같은 형사 마석도(마동석 분)가 돌아와 또 다른 강력범죄 조직과의 일전을 벌이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시리즈가 거듭되면서 자칫 식상해질 수 있는 구조 속에서도, 이번 작품은 새로운 악역과 사건 배경, 서사의 흐름을 통해 신선함을 더했습니다. 영화는 베트남, 필리핀 등 해외를 무대로 했던 전작과 달리, 다시 국내로 무대를 옮깁니다. 마석도는 서울 광역수사대 소속으로 새로운 팀원들과 함께 움직이며, 연쇄 살인과 마약 유통, 장기밀매가 얽힌 복합 사건을 수사하게 됩니다. 전작의 무지막지한 주먹과 단순한 선악구도 대신, 이번엔 조직 내부의 이중첩자와 경찰 내부의 비리까지 얽히면서 복잡하고 밀도 있는 서사가 전개됩니다. 이번 사건은 한 소녀의 실종에서 시작됩니다. 단순 가출로 보였던 사건은 CCTV 한 장면으로 인해 수사의 방향이 바뀌게 되고, 이 사건이 거대한 장기밀매 조직과 연결되어 있다는 정황이 드러납니다. 마석도는 초반부터 물불 안 가리는 수사 방식으로 팀원들의 반발을 사기도 하지만, 결국 그의 본능적 직감이 사건을 푸는 열쇠가 됩니다. 중반부를 넘어가며 이야기는 과거 마석도가 겪었던 미제 사건과 연결되며 깊이를 더합니다. 이 미제 사건이 현재의 범죄조직과 연결되어 있고, 그 중심에는 과거 마석도의 동료였던 ‘강진우(박성웅 분)’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극은 급격히 긴장감을 높입니다. ‘강진우’는 과거 경찰이었지만 현재는 거대한 범죄 조직의 브레인으로 암약하고 있으며, 마석도는 결국 자신이 가장 믿었던 동료와 싸워야 하는 상황에 놓입니다. 영화는 단순한 액션 범죄물이 아니라, 마석도라는 캐릭터의 과거와 현재, 인간적 고민까지 조명하면서 캐릭터 중심의 서사 구조로 확장됩니다. 전작보다 더 복잡해진 사건, 더 입체화된 인물, 그리고 더욱 전략적인 수사와 액션이 어우러진 구성이 관객을 몰입하게 만듭니다.
새로운 악역과 인물의 대립 – ‘강진우’가 만든 심리전
<범죄도시> 시리즈의 핵심 중 하나는 강렬한 악역입니다. 1편의 윤계상, 2편의 손석구, 3편의 이준혁에 이어, 4편에서는 박성웅이 연기한 ‘강진우’가 주된 빌런으로 등장합니다. 그동안 주먹 위주의 폭력성과 잔혹함을 전면에 내세운 악역들과 달리, 강진우는 냉철하고 계산적인 인물입니다. 그의 등장은 이번 작품의 톤을 바꾸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강진우는 과거 마석도와 함께 일했던 형사 출신입니다. 정의감과 책임감이 강했던 그는 어느 순간 조직 내부의 구조적 부패에 염증을 느끼고, 법 밖에서 자신만의 정의를 실행하기로 합니다. 그는 더 이상 범죄자를 쫓는 대신, 시스템 자체를 장악하며 조직을 이끌게 됩니다. 그가 만든 범죄 조직은 단순한 폭력 집단이 아니라, 시스템과 법망을 교묘히 피하며 운영되는 정교한 범죄 컨소시엄입니다. 그의 범죄 방식은 기존의 적들처럼 단순히 ‘두들겨 패는’ 방식이 아닙니다. 정보전, 권력 거래, 언론 통제, 법조계 인맥 활용 등 모든 것이 계산된 전략 안에서 움직입니다. 이러한 대적 상대 앞에서 마석도의 ‘직진형 정의’는 큰 벽에 부딪힙니다. 이로 인해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은 단순한 ‘경찰 vs 범죄자’의 대결이 아니라, ‘가치관 vs 가치관’의 충돌로 확장됩니다. 강진우는 마석도의 약점을 정확히 꿰뚫고 공격합니다. 그 약점은 바로 마석도의 감정과 인간관계입니다. 특히 팀원 중 한 명이 함정에 빠져 목숨을 잃는 사건은 마석도를 심리적으로 흔들고, 그가 분노에 휘둘릴 뻔한 위기를 맞게 됩니다. 이러한 구도는 관객에게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단순 액션 이상의 깊이를 부여합니다. 결국 마석도는 강진우의 머리를 따라가면서도, 자신의 방식 – 즉, 물러서지 않는 정의감과 강한 본능적 직감을 통해 그를 압박합니다. 이 대립은 후반부로 갈수록 극대화되며, 마지막 맞대결 장면에서는 ‘지능과 본능’, ‘조직과 인간’의 충돌이 폭발적으로 터집니다.
범죄도시 시리즈의 진화 – 액션, 메시지, 대중성
<범죄도시4>는 시리즈의 가장 큰 강점인 액션과 유머, 캐릭터 중심 드라마를 고스란히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시도들을 더했습니다. 전편들보다 더 전략적인 액션 구성과 사회적 메시지, 그리고 주인공의 감정선에 초점을 둔 점이 눈에 띕니다. 첫째, 액션은 단순한 주먹다짐에서 벗어나 다양한 공간과 상황에서 전략적으로 배치됩니다. 예를 들어 지하철, 병원, 옥상, 고속도로 터널 등에서 벌어지는 격투는 이전 시리즈보다 훨씬 더 스릴 넘치고 박진감 있게 연출되었습니다. 특히 병원 내 장기밀매 현장을 급습하는 장면은 긴장과 공포, 분노가 절묘하게 얽혀 있으며, 관객의 감정을 폭발시키는 클라이맥스로 작용합니다. 둘째, 영화는 사회적 메시지에서도 확장된 시도를 보입니다. 기존의 ‘폭력 근절’ 수준에서 머물렀던 주제의식은 이제 ‘법의 한계’와 ‘시스템의 부패’까지 비판하는 방향으로 진화합니다. 마석도는 단지 범죄자를 때려잡는 형사가 아니라, 정의의 기준이 흔들리는 시대에 ‘인간적인 정의’를 실행하려는 상징으로 그려집니다. 이는 관객들에게 보다 깊은 감정 이입을 가능하게 합니다. 셋째, 유머와 인간미를 살리는 캐릭터들도 여전합니다. 마석도의 팀원들인 장이수(김민재), 김만재(박지환) 등의 조연은 단순한 코믹 relief를 넘어, 팀워크의 진정성과 인간적 신뢰를 형성하는 축으로 기능합니다. 그들의 활약은 액션과 긴장감 속에서도 영화의 리듬을 조율하고, 관객에게 웃음과 여유를 제공합니다. 결론적으로 <범죄도시4>는 시리즈물의 가장 이상적인 진화 형태를 보여줍니다. 반복된 구조 속에서도 새로운 인물과 메시지, 서사 방식을 통해 참신함을 유지하며, 여전히 마석도라는 캐릭터가 가진 힘을 극대화합니다. 관객은 이번에도 후련함과 동시에 묵직한 여운을 함께 느끼게 될 것입니다. <범죄도시4>는 단순한 액션 시리즈를 넘어, 한국 범죄 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작품입니다. 강력한 액션과 몰입감 있는 전개, 그리고 심리적 깊이를 더한 캐릭터 구성이 어우러져, 시리즈의 정점을 찍었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합니다. 관객과 평단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작품으로 기억될 것입니다.